벤처캐피털, 언제 어떻게 만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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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

벤처캐피털은 언제 만나야 할까. 무작정 돈이 필요하다고 만나는 게 아니라 투자 받을 준비가 됐을 때 만나야 한다. 투자 받을 준비가 됐을 때란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투자자라도 내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거나 비전이 있다 정도로는 안 된다. 구현이 잘 되고 사업 기회가 열렸으며 의미 있는 실적이 나고 있다는 등 성장 모멘텀을 갖고 회사 가치가 폭증할 것이라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투자자마다 조금씩 성향 차이는 있지만 투자자가 보는 관점은 대개 비슷하다.

VC를 언제 만나야 할까=자신이 투자자라도 내 사업에 투자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만나라.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네트워크 만들자고 VC와 명함 교환하고 연락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평소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업에 대한 애정과 비전을 갖고 구체적인 진행을 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투자자를 찾는 스타트업 중에는 이달 돈을 못 구하면 급여가 못나간다는 이유로 투자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급여가 밀려있기도 하다. 사정은 딱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대부부분 투자를 받지 못한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이미 약속된 미래가 있을 때다. 예를 들어 신기술에 대한 특허 승인, 매출이 예정된 계약 등이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투자 받기란 불가능하다. 벤처캐피털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돈이 이렇게 급할 때까지 뭐하셨어요?”라는 생각에 투자하면 위험하다고 인지할 뿐이다. 투자자로서는 회사의 경영이 얼마나 계획적인지 얼마나 전략적인지도 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스스로도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이고 확신이 없는 상태라면 VC를 만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 시간에는 사업 경쟁력을 갖추는데 집중하자.

VC는 어떻게 만나야 할까=VC를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투자사 홈페이지에 있는 이메일 주소로 연락하거나 지인을 통해서 소개받을 수도 있다. 세미나나 행사장에서 만나거나 VC가 먼저 연락을 취해 만날 수도 있다.

  • 콜드콜(Cold Call) 방식: 사전접촉 없이 연락해서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전화든 이메일이든 사전에 알지 못하던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기 위한) 영업을 목적으로 연락을 하는 것이니 ‘관계가 차갑다’는 뜻으로 콜드콜이라 부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 관계가 없었으므로 당연히 심리적 거부감도 있다. 또 아쉬우니 찾아왔다는 편견을 갖게 되기 쉬워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콜드콜 방식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 소개로 연결되는 방식: 지인을 통해 사전 접촉을 갖고 연결되는 방식이다. 콜드콜 방식과 달리 관계를 따뜻하게 ‘덥혀 놓고’ 연결되므로 심리적 거부감도 없고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에 깔고 만나게 된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투자자가 신뢰하는 사람을 통한 연결이 중요하다. 투자사가 투자했던 회사 대표 소개라든지 혹은 다른 투자사에 있는 심사역 소개, 투자 분야 전문가 소개 등 투자사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소개를 받는 것이다. 부드럽게 만나게 되고 자료도 진지하게 검토하게 되며 투자 진행 여부도 신중히 고민하게 된다. 헌팅보다는 소개팅이 성공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 행사장에서 연결 되는 방식: 투자설명회,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서 연결되는 걸 말한다. 정부기관 주최 행사나 벤처캐피털 관련 행사, 해당 업계 전문 행사가 예가 될 수 있다. 서로가 목적을 갖고 오는 만큼 관심이 있는 상태이며 공식석상인 만큼 연결이 자연스럽다. 다만 명함 교환만을 위해 오는 회사이거나 매일 이런 곳만 기웃거리는 회사는 그만큼 가볍게 여겨지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 VC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서 연결되는 방식: 투자를 받겠다고 영업을 특별히 하지도 않았는데 VC로부터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 VC는 인맥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꾸준히 탐색해 투자할 곳을 찾는다. 이렇게 연락이 왔다면 이미 VC가 사전 조사를 했다는 얘기다. 니즈를 갖고 연락을 취한 것인 만큼 투자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VC는 어떤 방식을 가장 선호할까. 어떻게 만나든 좋은 기업을 만날 수 있다면 방식은 중요하지 않겠지만 경험상 선호도는 있는 것 같다. VC 투자가 집행되는 경우를 보면 직접 투자할 곳을 찾아서 접촉한 회사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 다음으로 평소에 알던 사람의 회사이거나 지인이 소개한 회사 비중 순이다.

투자자가 나를 찾아오게 만들어라=투자자를 만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투자자가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그 투자자는 내가 예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지인이 예전부터 알았던 사람일 수도 있다.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 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왔고 왜 이 사업을 하는지,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 히스토리를 알고 있다. 당연히 신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큰 우군이 될 수 있다. 이런 우군이 많을수록 좋은 투자자를 만날 확률은 높아진다.

그렇게 우군을 잘 만들고 투자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첫째는 내 사업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다. 고속도로에서 과속차량을 측정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과속하는 순간을 포착해서 속도를 체크하기도 하지만 구간단속을 통해 A지점에서 B지점까지의 평균속도를 계산해 과속차량을 단속하기도 한다. 이는 과속차량을 단속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한번 보고 그 회사에 대한 것을 잘 알 수도 없고 판단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일순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믿음을 준다.

둘째는 회사를 홍보하는 것이다. 홍보란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는 보도자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보도자료로 여기저기 노출된 기사는 “저희 돈 떨어졌어요”라는 사인으로 이해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저런 행사에 참석하며 휘발성 관계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보에 가장 도움 되는 것은 사내 직원의 만족도다. 회사 내부에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직원 스스로가 ‘우리 회사에는 실력 있는 사람이 많고 장래성이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회사 홍보는 저절로 잘된다. 그리고 예전에 직장에서 일했던 사람, 파트너사 관계로 일했던 사람들은 레퍼런스 체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므로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안팎의 업무적인 신뢰가 핵심이라는 얘기다.

VC는 평소에도 투자를 받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수많은 요청을 받는다. VC의 메일함에는 콜드콜로 온 수많은 회사소개서가 쌓여 있다. 수많은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 마찬가지로 수많은 행사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또 수많은 미팅을 한다. VC는 다양한 회사소개서를 검토하며 대표를 만나면서 엄청난 촉을 얻는다. 심지어 관상을 볼 줄 알게 됐다는 심사역도 있을 정도다. 다시 말하자면 VC는 대충 만들어진 회사소개서와 투자 받을 준비가 안 된 대표를 금방 구분해낸다는 얘기다. VC에게 투자를 받으려면 VC를 만나기 전에 ‘내가 투자를 받는 이유’가 아니라 ‘VC가 나한테 투자할 이유’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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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앤컴퍼니 대표. 게임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사람. 게임매거진, 게임스팟 등 게임 미디어를 만들고 운영했으며, 게임 회사를 설립하고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해오다 게임 액셀러레이터가 되었다.